제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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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쁨이었던 두 합창대 모두에서 나를 쫓겨나게 만든 빌어먹을 변성 이후로 내 목소리가 평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변성으로 인하여 나는 어떤 노래도 부를 수 없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콧노래조차 흥얼거릴 수 없었다. 게다가 내게는 겨우 시작된 문장을 길게 늘여 빼는 계제에 맞지 않는 버릇마저 있었는데, 명백함이 아니라 이미 기만으로 가득한 문장으로서, 운명적으로 우스꽝스러운 오류가 이미 작동되기 시작한 문장으로서 말이다. 이 버릇이 네미를 짜증나게 했고, 그녀는 내가 더 이상 하기를 원치 않는 말을 새로 되풀이하도록 종용하곤 했다. 나는 그녀를 죽이고 싶었다. 나는 하찮은 문장의 반복, 실패한 농담의 되풀이, 끝마칠 수 없는 바보 같은 말의 재탕의 재탕의 재탕이 드러내는 내면의 우스꽝스러움을 참을 수 없었다.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오래 전부터 내가 생각해낸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말을 삼가는 것이었다. 그녀 자신의 겁 만은 소심성이 나를 그렇게 하도록 부추겼다. 그렇게 해서 나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습성을 가지게 되었고, 이 과묵함은 이미 그녀 안에 자리잡고 있던 진정성과 침묵에 대한 진짜 신앙심에 일치하는 것이었다.
집단적인 언어보다는 더 개인적이고 덜 호전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진 침묵들이 서로 간에 매혹되었다. 침묵을은 서로 잘 들어맞았다.
이상한 것은 초기에 나의 침묵들이 그녀를 고통스럽게 했었다는 점이다(이 침묵은 불완전한 문장을 대신했는데, 그 문장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는 곧 처음부터 다시 말해주기를 종용하곤 했다). 그녀를 화나게 했던 침묵이 나중에는 말없는 집중적인 순간들에 맞춰졌으며, 그녀는 그런 순간들 안에서 움직이며 살아가기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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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삶의 새로운 방식을 위반하지 않으려고 질문들을 삼켜버리기 시작했다. 형태가 잡힌 문장들, 그것들을 말하고 싶은 욕망은 가득한데, 그리고 그것을을 표현하는 것만이 욕망을 처분할 수 있다고 알려진 유일한 방식인데도, 그 문장들이 자신 안에서 녹아버리도록 내버려두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 나는 차츰차츰 그 문장들이 내 안에서 망설이다가, 사라질 수 있도록 그것들을 비웃었다. 그렇게 할 수 없을 때면 나는 그 문장들을 글로 기록해두었다가, 나중에 이 허약한 표현 매체를 찢어버렸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영혼보다 더 강한 언어를 몰아내야만 했다. 나는 일기로 썼다. 일기를 보관하지는 않았다. 이 모든 것 위로 무지막지한 난폭함과 어리석음이 휩쓸고 지나갔으며, 배설 작용을 하던 이 페이지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더 이상 서로 설명하기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아마도 언어가 쳐놓은 그물들, 약호화되고 유치하며, 교과서적이고, 투쟁적이고, 수사학적이고, 독선적이고, 논증적인 놀이 규칙들에 말려들지 않을 수 있으리라. 지식들 간의 힘겨루기나 세대 간의 싸움이 감동의 전달, 즉 사유 감각에 대한 느낌의 직접적인 영향보다 더 우위를 점하는 함정으로부터 우리는 빠져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
입술까지 올라온 모든 것이 소멸되어야만 했다. 입을 열었더라면 우리는 영혼의 활기를 잃었을 것이다. 의식마저도 거의 모든 것에 집착하지 말아야 했다. 의식은 더 이상 원한의 저장고가 아니며, 특히 무기고는 아니었다.
우리는 차츰차츰 함께 이름이 없는 것들을 지각했다.
더 이상 이름에 정확하게 부합되지 않는 것들.
언어에 낯선 모든 것, 투박하고, 날것이며, 분리할 수 없고, 완강하고, 견실하고, 지각되지 않는 모든 것이 가까이 다가왔고 증가했다. 침묵 안에는 냄새들도 있었는데 훨씬 더 수가 많았다. 전혀 본 적이 없는 빛들, 새로운 색깔들이 몰려들었다.
얼마 안 되어서 우리들의 육체는, 항상 말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로서는 아마 절대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고 민첩하게 서로를 느끼게 되었다.
언어에 이방인이 됨으로써 무언가를 발견했다. 모래 속에서 무언가를 끌어냈다. 설령 그것이 하나의 새로운 의미처럼 모든 것에 대한 생소함에 지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말없이 푹 찌르는 터치 같은 것에 불과할지라도.
전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함은 굉장한 전달 수단이다.
*
...언어는 사랑에 적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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