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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베른하르트, 모자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크나큰 결함이라는 것을 갑자기 깨달은 사람처럼 그는 갑자기 흥분해서 사실 자기는 늘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하기 위한 시도'들인 우리의 언급들은 대화라는 개념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끊임없이 나의 모든 출구를 관찰하며, 그러나 아무 출구도 찾지 못하며 덧문과 창문을 열어놓으면 닫아놓는 것보다 숲으로부터 더 짙은 어둠이 집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언제나 완전히 미칠 지경에 이르러, 그러나 완전히 미치지는 않고, 하지만 내가 마침내 목을 매달거나 물속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해도, 그러고 나서도 나는 또 오랫동안 목을 매달지도 않고 물에 뛰어들지도 않을 것이다. 끔찍한 무기력. 미치지 않으려면 집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러나 사실은, 나는 정말 미치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미치고 싶다. 정말로 미치는 것이 가장 낫다. 그러나 아직도 오랫동안 내가 미칠 수 없을까 봐 두렵다. 나는 마침내 미치고 싶다! 미칠까 봐 두려워하지만 말고, 마침내 미치고 싶다. 나는 더 이상 이 모자를 보지 않으려고 머리에 썼다. 모든 것이 단 한 문장으로 말해지듯이, 그 모든 것이 단 한 문장으로 말해질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아무도 모든 것을 단 한 문장으로 말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