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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선잠결에 스쳐가는
실날같은 그리움도
어느새 등넝쿨처럼 내 몸을 휘감아서
몸살이 되더라
몸살이 되더라


떠나 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세상은 왜 그리 텅 비어 있었을까


날마다 하늘 가득
황사바람
목메이는 울음소리로
불어나고
나는 휴지처럼 부질없이
거리를 떠돌았어
사무치는 외로움도 칼날이었어


밤이면 일기장에 푸른 잉크로
살아온 날의 숫자만큼
사랑이라는 단어를 채워넣고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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