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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烏瞰圖 詩第一號 / 오감도 시제1호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길이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兒孩와그렇게뿐이모혓소.
(다른事情은업는것이차라리나앗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야도좃소.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길이적당하오.)

제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2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3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4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5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6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7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8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9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10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1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12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13의 아해가 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 아해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와 그렇게 뿐이 모였소.
(다른 사정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소)
그중에 1인의 아해가 무서운 아해라도 좋소.
그중에 2인의 아해가 무서운 아해라도 좋소.
그중에 2인의 아해가 무서워 하는 아해라도 좋소.
그중에 1인의 아해가 무서워 하는 아해라도 좋소.

(길은 뚫린 골목이라도 적당하오.)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지 아니 하여도 좋소.


烏瞰圖 詩第二號 / 오감도 시제2호

1934년 7월 25일 조선중앙일보


나의 아버지가 나의 곁에서 조을적에 나는 나의 아버지가 되고 또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고 그런데도 나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대로 나의 아버지인데 어쩌자고 나는 자꾸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느냐 나는 웨 나의 아버지를 껑충 뛰어넘어야하는지 나는 웨 드듸어 나와 나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노릇을 한꺼번에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냐
나의 아버지가 나의 곁에서 졸적에 나는 나의 아버지가 되고 또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고 그런데도 나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대로 나의 아버지인데 어쩌자고 나는 자꾸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느냐 나는 왜 나의 아버지를 껑충 뛰어넘어야하는지 나는 왜 드디어 나와 나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노릇을 한꺼번에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냐


烏瞰圖 詩第三號 / 오감도 시제3호

1934년 7월 25일 조선중앙일보


싸흠하는사람은즉싸흠하지아니하던사람이고또싸흠하는사람은싸흠하지아니하는사람이엇기도하니까싸흠하는사람이싸흠하는구경을하고싶거든싸흠하지아니하던아니하던사람이싸흠하는것을구경하든지싸흠하지아니하는사람이싸흠하는구경을하든지싸흠하지아니하던사람이나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싸흠하지아니하는것을구경하든지하였으면그만이다
싸움하는 사람은 즉 싸움하지 아니하던 사람이고 또 싸움하는 사람은 싸움하지 아니하는 사람이었기도 하니까 싸움하는 사람이 싸움하는 구경을 하고 싶거든 싸움하지 아니하던 아니하던 사람이 싸움하는 것을 구경하던지 싸움하지 아니하는 사람이 싸움하는 구경을 하던지 싸움하지 아니하던사람이나 싸움하지 아니하는 사람이 싸움하지 아니하는 것을 구경하던지 하였으면 그만이다


烏瞰圖 詩第四號 / 오감도 시제4호

1934년 7월 28일 조선중앙일보


患者의容態에관한문제.
ㆍ0987654321
0ㆍ987654321
09ㆍ87654321
098ㆍ7654321
0987ㆍ654321
09876ㆍ54321
098765ㆍ4321
0987654ㆍ321
09876543ㆍ21
098765432ㆍ1
0987654321ㆍ

謬斷 0 : 1

26.10.1931
以上 責任醫師 李 箱

환자의 용태에 관한 문제.
ㆍ0987654321
0ㆍ987654321
09ㆍ87654321
098ㆍ7654321
0987ㆍ654321
09876ㆍ54321
098765ㆍ4321
0987654ㆍ321
09876543ㆍ21
098765432ㆍ1
0987654321ㆍ

진단 0 : 1

26.10.1931
이상 책임의사 이 상


烏瞰圖 詩第五號 / 오감도 시제5호

1934년 7월 28일 조선중앙일보


某後左右를除하는唯一의痕跡에잇서서

翼殷不逝 目不大覩

반矮小形의神의眼前에我前落傷한故事를有함.

臟腑라는것은浸水된畜舍와區別될수잇슬는가.

모후좌우를 제하는 유일의 흔적에 있어서

익은불서 목불대도

반외소형의 신의 안전에 아전낙상한 고사를 유함.

장부라는것은 침수된 축사와 구별될 수 있을는가.


烏瞰圖 詩第六號 / 오감도 시제6호

1934년 7월 31일 조선중앙일보


鸚鵡 ※ 二匹
  二匹

※ 鸚鵡는포유류에속하느니라.

내가二匹을아아는것은내가二匹을아알지못하는것이니라. 물론나는희망할것이니라.
앵무   二匹
『이소저는신사이상의부인이냐』 『그러타』
나는거기서앵무가노한것을보았느니라. 나는붓그러워서 얼골이붉어젓섯겠느니라.
앵무   二匹
  二匹
물론나는追放당하였느니라.추방당할것까지도없이自退하얏느니라.나의체구는중축을상실하고또상당히창랑하여그랫든지나는미미하게체읍하얏느니라.
『저기가저기지』『나』『나의-아-너와나』
『나』
sCANDAL이라는것은무엇이냐.『너』『너구나』
『너지』『너다』『아니다 너로구나』나는함뿍저저서그래서獸類처럼도망하얏느니라.물론그것을아아는사람은혹은보는사람은업섯지만그러나과연그럴는지그것조차그럴는지.
앵무 ※ 이필
  이필

※ 앵무는 포유류에 속하느니라.

내가 이필을 아아는 것은 내가 이필을 아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물론 나는 희망할 것이니라.
앵무   二匹
『이소저는신사이상의부인이냐』 『그렇다』
나는 거기서 앵무가 노한 것을 보았느니라.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졌었겠느니라.
앵무   二匹
  二匹
물론 나는추방당하였느니라. 추방당할것까지도 없이 자퇴하였느니라. 나의 체구는 중축을 상실하고 또 상당히 창랑하여 그랫든지 나는 미미하게 체읍하였느니라.
『저기가저기지』『나』『나의-아-너와나』
『나』
sCANDAL이라는것은무엇이냐.『너』『너구나』
『너지』『너다』『아니다 너로구나』나는함뿍젖어서그래서수류처럼도망하였느니라.물론그것을아아는사람은혹은보는사람은없었지만그러나과연그럴는지그것조차그럴는지.


烏瞰圖 詩第七號 / 오감도 시제7호

1934년 8월 1일 조선중앙일보


久遠謫居의地의一枝·一枝에피는顯化·特異한四月의花草·三十輪·三十輪에前後되는兩側의明鏡·맹芽와갓치戱戱하는地平을向하야금시금시落魄하는 滿月·淸간의氣가운데 滿身瘡痍의滿月이의刑當하야渾淪하는·謫居의地를貫流하는一封家信·나는僅僅히遮戴하얏드라·몽몽한月芽·靜謐을蓋掩하는大氣圈의遙遠·巨大한困憊가운데의一年四月의空洞·槃散顚도하는星座와星座의千裂된死胡同을포逃하는巨大한風雪·降매·血紅으로染色된岩염의粉碎·나의腦를避雷針삼아沈下搬過되는光彩淋리한亡骸·나는塔配하는독사와가치地平에植樹되어다시는起動할수업섯드라·天亮이올때까지
구원적거의 지의 일지 · 일지에 피는 현화 · 특이한 사월의 화초 · 삼십륜 · 삼십륜에 전후되는 양측의 명경 · 맹아와 같이 희희하는 지평을 향하여 금시금시낙백하는 만월·청간의 기 가운데 만신창이의 만월이의 형당하여 혼륜하는· 적거의 지를 관류하는 잉일봉가신· 나는 근근히 차대하였더라· 몽몽한 월아·정밀을 개엄하는 대기권의 요원· 거대한 곤비 가운데의 일년 사월의 공동 · 반산 전도하는 성좌와 성좌의 천열된 사호동을 포도하는 거대한 풍설·강매·혈홍으로 염색된 암염의분쇄· 나의 뇌를 피뢰침삼아침하 반과되는 광채임리한망해·나는 탑배하는 독사와 같이 지평에 식수되어 다시는 기동할 수 없었더라 · 천량이 올 때까지


烏瞰圖 詩第八號 解剖 / 오감도 시제8호 해부

1934년 8월 2일 조선중앙일보


第一部試驗 手術臺
水銀途沫平面鏡
氣壓 二倍의平均氣壓
溫度 皆無
爲先麻醉된正面으로부터立體와立體를위한立體가具備된全部를平面鏡에映像식힘. 平面鏡에水銀을現在와反對側面에途沫移轉함. (光線侵入防止에注意하야)서서히麻醉를解毒함. 一軸鐵筆과一張白紙를支給함.(試驗擔任人은被試驗人과抱擁함을絶對忌避할것) 順次手術室로부터被試驗人을解放함. 翌日. 平面鏡의縱軸을通過하여平面鏡을二片에切斷함. 水銀塗沫二回.
ETC 아직그滿足한結果를收得치못하얏슴.
第二部試驗 直立한平面鏡
助手 數名
野外의眞實을選擇함. 爲先麻醉된上肢의尖端을鏡面에附着식힘. 平面鏡의水銀을剝落함. 平面鏡을 後退시킴. (이때映像된上脂는반드시硝子를無事通過하겠다는것으로假設함) 上脂의終端까지. 다음水銀途沫. (在來面에)이瞬間公轉과自轉으로부터그眞空을降車식힘. 완전히二個의上脂를접수하기까지. 翌日. 硝子를前進식힘. 連하여水銀柱를在來面에途沫함(上脂의處分)(혹은滅形)其他. 水銀途沫面의變更과前進後退의重複等.
ETC 以下未詳
제1부실험 수술대
수은도말평면경
기압 이배의평균기압
온도 개무
위선마취된정면으로부터입체와입체를위한입체가구비된전부를평면경에영상시킴. 평면경에수은현재와반대측면에도말이전함. (광선침입방지에주의하여)서서히마취를해독함. 일축철필과일장백지를지급함.(시험담임인은피시험인과포옹함을절대기피할것) 순차수술실로부터피시험인을해방함. 익일. 평면경의종축을통과하여평면경을이편에절단함. 수은도말이회.
ETC 아즉그만족한결과를수득치못하였음.
제이부시험 직립한평면경
조수 수명
야외의진실을선택함. 위선마취된상지의첨단을경면에부착시킴. 평면경의수은을박락함. 평면경을 후퇴시킴. (이때영상된상지는반드시초자를무사통과하겠다는것으로가설함) 상지의종단까지. 다음수은도말. (재래면에)이순간공전과자전으로부터그진공을강차시킴. 완전히이개의상지를접수하기까지. 익일. 초자를전진시킴. 연하여수은주를재래면에도말함(상지의처분) (혹은멸형)기타. 수은도말면의변경과전진후퇴의중복등.
ETC 이하미상


烏瞰圖 詩第九號 銃口 / 오감도 시제9호 총구

1934년 8월 3일 조선중앙일보


每日가치烈風이불드니드듸여내허리에큼직한손이와닷는다. 恍惚한指紋골작이로내땀내가스며드자마자쏘아라.쏘으리로다. 나는내消化器管에묵직한銃身을느끼고내다물은입에맥근맥근환銃口를늣긴다. 그리드니나는銃쏘으드키눈을감으며한방銃彈대신에나는참나의입으로무엇을내배앗헛드냐.
매일같이열풍이불더니드디어내허리에큼직한손이와닿는다. 황홀한지문골짜기로내땀내가스며드자마자쏘아라.쏘으리로다. 나는내소화기관에묵직한총신을느끼고내다물은입에매끈매끈환총구를느낀다. 그리더니나는총쏘으드키눈을감으며한방총탄대신에나는참나의입으로무엇을내배앗헛드냐.


烏瞰圖 詩第十號 나비 / 오감도 시제10호 나비

1934년 8월 3일 조선중앙일보


찌저진壁紙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그것은幽界에絡繹되는秘密한通話口다.어느날거울가운데의鬚髥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날개축처어진나비는입김에어리는가난한이슬을먹는다.通話口를손바닥으로꼭막으면서내가죽으면안젓다일어서듯키나비도날아가리라.이런말이決코밖으로새여나가지는안케한다.
찢어진벽지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그것은유계에낙역되는비밀한통화구다.어느날거울가운데의수염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날개축처어진나비는입김에어리는가난한이슬을먹는다.통화구를손바닥으로꼭막으면서내가죽으면앉았다일어서듯키나비도날아가리라.이런말이결코밖으로새어나가지는않게한다.


烏瞰圖 詩第十一號 / 오감도 시제11호

1934년 8월 4일 조선중앙일보


그사기컵은내骸骨과흡사하다. 내가그컵을손으로꼭쥐엿슬때내팔에서는난데없는팔하나가接木처럼도치더니그팔에달린손은그사기컵을번쩍들어마룻바닥에메여부딧는다. 내팔은그사기컵을死守하고잇스니散散이깨어진것은그럼그사기컵과흡사한내骸骨이다. 가지낫든팔은배암과같이내팔로기어들기前에내팔이或움즉엿든들洪水를막은白紙는찌저젓으리라. 그러나내팔은如前히그사기컵을死守한다.
그사기컵은내해골과흡사하다. 내가그컵을손으로꼭쥐었을때내팔에서는난데없는팔하나가접목처럼돋히더니그팔에달린손은그사기컵을번쩍들어마룻바닥에메어부딪는다. 내팔은그사기컵을사수하고있으니산산이깨어진것은그럼그사기컵과흡사한내해골이다. 가지났던팔은배암과같이내팔로기어들기전에내팔이혹움직였던들홍수를막은백지는찢어졌으리라. 그러나내팔은여전히그사기컵을사수한다.


烏瞰圖 詩第十二號 / 오감도 시제12호

1934년 8월 4일 조선중앙일보


때묻은빨래조각이한뭉텅이空中으로날너떠러진다. 그것은흰비닭이의떼다. 이손바닥만한한조각하늘저편에戰爭이끗나고平和가왓다는宣傳이다. 한무덕이비닭이의떼가깃에무든때를씻는다. 이손바닥만한하늘이편에방맹이로흰비닭이의떼를따려죽이는不潔한戰爭이始作된다. 空氣에숯검정이가지저분하게무드면흰비닭이의떼는또한번이손바닥만한하늘저편으로날아간다.
때묻은빨래조각이한뭉텅이공중으로날라떨어진다. 그것은흰비둘기의떼다. 이손바닥만한한조각하늘저편에전쟁이끝나고평화가왔다는선전이다. 한무더기비둘기의떼가깃에묻은때를씻는다. 이손바닥만한하늘이편에방망이로흰비둘기의떼를때려죽이는불결한전쟁이시작된다. 공기에숯검정이가지저분하게묻으면흰비둘기의떼는또한번이손바닥만한하늘저편으로날아간다.


烏瞰圖 詩第十三號 / 오감도 시제13호

1934년 8월 7일 조선중앙일보


내팔이면도칼을든채로끊어져떨어젓다. 자세히보면무엇에몹시威脅당하는것처럼샛팔앗타. 이렇게하여일허버린내두개팔을나는燭臺세음으로내방안에裝飾하여노앗다. 팔은죽어서도오히려나에게怯을내이는것만갓다. 나는이런얇다란禮儀를花草盆보다도사량스레녁인다.
내팔이면도칼을든채로끊어져떨어졌다. 자세히보면무엇에몹시위협당하는것처럼새파랗다. 이렇게하여잃어버린내두개팔을나는촉대세움으로내방안에장식하여놓았다. 팔은죽어서도오히려나에게겁을내이는것만같다. 나는이러한얇다란예의를화초분보다도사랑스레여긴다.


烏瞰圖 詩第十四號 / 오감도 시제14호

1934년 8월 7일 조선중앙일보


古城앞에풀밭이있고풀밭위에나는帽子를벗어노앗다.
城위에서나는내記憶에꽤묵어운돌을매어달아서는내힘과距離껏팔매질첫다. 捕物線을역행하는歷史의슬픈울음소리. 문득城밑내帽子겻헤한사람의乞人이장승과가티서잇는것을나려다보앗다. 乞人은성밋헤서오히려내위에잇다. 或은綜合된歷史의亡靈인가. 空中을향하야노힌내帽子의깁히는切迫한하늘을부른다. 별안간乞人은율률한風彩를허리굽혀한개의돌을내帽子속에치뜨러넛는다. 나는벌써氣絶하얏다. 심장이頭蓋骨속으로옴겨가는地圖가보인다. 싸늘한손이내니마에닷는다. 내니마에는싸늘한손자옥이烙印되어언제까지지어지지안앗다.
고성앞에풀밭이있고풀밭위에나는모자를벗어놓았다.
성위에서나는내기억에꽤무거운돌을매어달아서는내힘과거리 껏팔매질쳤다. 포물선을역행하는역사의슬픈울음소리. 문득성밑내모자곁에한사람의걸인이장승과같니서있는것을내려다보았다. 걸인은성밑에서오히려내위에있다. 혹은종합된역사의망령인가. 공중을향하여놓인내모자의깊이는절박한하늘을부른다. 별안간걸인은율률한풍채를허리굽혀한개의돌을내모자속에치뜨려넣는다. 나는벌써기절하였다. 심장이두개골속으로옮겨가는지도가보인다. 싸늘한손이내이마에닿는다. 내이마에는싸늘한손자국이낙인되어언제까지지어지지않았다.


烏瞰圖 詩第十五號 / 오감도 시제15호

1934년 8월 8일 조선중앙일보


1
나는거울업는室內에잇다. 거울속의나는역시外出中이다. 나는至今거울속의나를무서워하며덜고잇다.거울속의나는어디가서나를어떻게하려는陰謨를하는中일까.
2
罪를품고식은寢床에서잣다. 確實한내꿈에나는缺席하얏고義足을담은軍用長靴가내꿈의白紙를더럽혀노앗다.
3
나는거울속에잇는室內로몰래들어간다. 나를거울에서解放하려고.그러나거울속의나는沈鬱한얼골로同時에꼭들어온다. 거울속의나는내게未安한뜻을傳한다. 내가그때문에囹圄되어잇드키그도나때문에囹圄되여떨고잇다.
4
내가缺席한나의꿈.내僞造가登場하지않는내거울. 無能이라도조흔나의孤獨의渴望者다. 나는드듸여거울속의나에게自殺을勸誘하기로決心하얏다. 나는그에게視野도업는들窓을가르치엇다. 그들窓은自殺만을爲한들窓이다. 그러나내가自殺하지아니하면그가自殺할수없음을그는내게가르친다. 거울속의나는不死鳥에갓갑다.
5
내왼편가슴心臟의位置를防彈金屬으로掩蔽하고나는거울속의내왼편가슴을겨누어券銃을發射하였다.彈丸은그의왼편가슴을貫通하얏스나그의心臟은바른편에잇다.
6
模型心臟에서붉은잉크가업즐러젓다.내가遲刻한내꿈에서나는極形을바닷다. 내꿈을支配하는者는내가아니다. 握手할수조차업는두사람을封鎖한巨大한罪가잇다.
1
나는거울없는실내에있다. 거울속의나는역시외출중이다. 나는지금거울속의나를무서워하며덜고있다.거울속의나는어디가서나를어떻게하려는음모를하는중일까.
2
죄를품고식은침상에서잤다. 확실한내꿈에나는결석하였고의족을담은군용장화가내꿈의백지를더럽혀놓았다.
3
나는거울속에있는실내로몰래들어간다. 나를거울에서해방하려고,그러나거울속의나는침울한얼굴로동시에꼭들어온다. 거울속의나는내게미안한뜻을전한다. 내가그때문에영어되어있듯이그도나때문에영어되어떨고있다.
4
내가결석한나의꿈.내위조가등장하지않는내거울. 무능이라도좋은나의고독의갈망자다. 나는드디어거울속의나에게자살을권유하기로결심하였다. 나는그에게시야도없는들창을가리키었다. 그들창은자살만을위한들창이다. 그러나내가자살하지아니하면그가자살할수없음을그는내게가르친다. 거울속의나는불사조에가깝다.
5
내왼편가슴심장의위치를방탄금속으로엄폐하고나는거울속의내왼편가슴을겨누어권총을발사하였다. 탄환은그의왼편가슴을통과하였으나그의심장은바른편에있다.
6
모형심장에서붉은잉크가엎질러졌다. 내가지각한내꿈에서나는극형을받았다. 내꿈을지배하는자는내가아니다. 악수할수조차없는두사람을봉쇄한거대한죄가있다.







作者의 말 / 작자의 말

미발표


왜 미쳤다고들 그러는지 대체 우리는 남보다 수 십 년씩 떨어지고도 마음놓고 지낼 작정이냐. 모르는 것은 내 재주도 모자랐겠지만 게을러 빠지게 놀고 만 지내던 일도 좀 뉘우쳐 봐야 아니 하느냐. 여남은 개쯤 써 보고서 시 만들 줄 안다고 잔뜩 믿고 굴러다니는 패들과는 물건이 다르다. 二千點에서 三十點을 고르는데 땀을 흘렸다. 31년 32년 일에서 용대가리를 딱 꺼내어 놓고 하도들 야단에 배암 꼬랑지커녕 쥐꼬랑지도 못 달고 그냥 두니 서운하다. 깜박 신문이라는 답답한 조건을 잊어버린 것도 실수지만 李泰俊 朴泰遠 두 형이 끔찍이도 편을 들어 준 데는 절한다.
鐵 ― 이것은 내 새길의 암시요 앞으로 제 아무에게도 屈하지 않겠지만 호령하여도 에코 ― 가 없는 무인지경은 딱하다. 다시는 이런 ― 물론 다시는 무슨 다른 방도가 있을 것이고 위선 그만둔다. 한동안 조용하게 공부나 하고 따는 정신병이나 고치겠다.
왜 미쳤다고들 그러는지 대체 우리는 남보다 수 십 년씩 떨어지고도 마음놓고 지낼 작정이냐. 모르는 것은 내 재주도 모자랐겠지만 게을러 빠지게 놀고 만 지내던 일도 좀 뉘우쳐 봐야 아니 하느냐. 여남은 개쯤 써 보고서 시 만들 줄 안다고 잔뜩 믿고 굴러다니는 패들과는 물건이 다르다. 이천점에서 삼십점을 고르는데 땀을 흘렸다. 31년 32년 일에서 용대가리를 딱 꺼내어 놓고 하도들 야단에 배암 꼬랑지커녕 쥐꼬랑지도 못 달고 그냥 두니 서운하다. 깜박 신문이라는 답답한 조건을 잊어버린 것도 실수지만 이태준 박태원 두 형이 끔찍이도 편을 들어 준 데는 절한다.
철 ― 이것은 내 새길의 암시요 앞으로 제 아무에게도 굴하지 않겠지만 호령하여도 에코 ― 가 없는 무인지경은 딱하다. 다시는 이런 ― 물론 다시는 무슨 다른 방도가 있을 것이고 위선 그만둔다. 한동안 조용하게 공부나 하고 따는 정신병이나 고치겠다.





















(『조선중앙일보』에 ‘오감도(烏瞰圖)’ 연재하다 독자의 항의로 중단하고 나서 혼자 써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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