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중전화가 있는 곳으로 가서 동전을 하나 넣고 수신자 부담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이번에도 역시 아무도 받지를 않는다. 문득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이얼을 돌리다 말고 문득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마 그녀도 집에서 조금 전에 내가 본 것과 똑같은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별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가 않다. 나는 그녀가 괜찮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뭔가가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거기에 대해서 별로 알고 싶은 마음이 없다.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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