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이요, 질병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마치 폐가 공기를 들이마시듯, 눈이 빛을 받아들이듯 신체는 건강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 건강은 삶의 일반적인 감정 속에서 말없이 함께 살고 함께 자란다. 하지만 질병은 이물질처럼 갑작스럽게 침입해 들어온다. 그것은 깜짝 놀란 영혼을 갑자기 덮쳐서 영혼 안에 수많은 질문들을 불러일으킨다. 이 나쁜 적은 다른 곳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대체 누가 그것을 보낸 것일까? 그것은 그대로 머물러 있을까, 아니면 사라질까? 그것을 진정시키거나 가달라고 부탁하거나 아니면 어떻게 제압할 수 있을까? 질병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마음 속에 극히 상반된 감정들을 쥐어짜 만들어낸다. 두려움, 신앙, 희망, 낙담, 저주, 의기소침, 절망감 등을. 질병은 환자에게 묻고 생각하고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고, 놀란 눈길을 공허로 향해서 자신의 두려움을 털어놓을 존재를 만들어내도록 했다. 고통이 인류에게 종교의 감정, 신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내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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