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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스의 노래

■● 2011. 5. 8. 15:46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 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