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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공진화하는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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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9. 14:46
네가 손을 내밀자 춤이 시작되었다
또 한쌍이 만들어졌군, 언제나 구경꾼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가장 먼 곳에서 뛰어와서
포옹을 하는 연인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어
너의 손은 너의 호주머니로
나의 손은 나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호주머니가 없는 옷을 입고 나왔으면 어땠을까
아하, 검은 주머니가 중요하군, 깜깜한 데서 혼자 생각하는 것 말이야
둘이서는 할 수 없는 일
이것은 혼잣말이지
네 개의 발이 손과 발로 처음으로 구별되었을 때
손의 기분은 어땠을까
둥둥 떠 있는 기분이 어땠을까
어둠 속에 누구의 손이 있었나, 확 피어나는 성냥불
그림자가 컬러를 가질 때
예상할 수 없는 것들이 튀어나온다
두개의 손이 오른손과 왼손으로 처음 분열되었을 때
모른 척하기로 했던 것을
정말 모르게 되었을 때
영원한 수수께끼처럼
사랑은 자꾸 답을 내놓지, 너를 사랑해
그리고 너를 미워해도 이야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