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쓰기, 말하기

■● 2011. 6. 13. 16:33

리틀 포레스트

어떻게 기억하는가






여전히 이어지는 온다 리쿠의 기묘한 이야기들. '스페인의 이끼'는 사람의 귀를 씹는 맛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거기에 나오는 이런 문장들, "진정으로 착한 사람이 아닌 인간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은 별 생각 없이 상투적인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고 어디선가 들었음직한 대사로 얼렁뚱땅 넘기려 한다. 그럴듯한 말, 잘 알려진 흔한 말, 빈껍데기 말, 착한 사람의 역할을 연기하고 있을 뿐인 그는 그 역할에 잘 어울리는 친숙한 말을 별 생각 없이 썼다. 그러니까 자신의 말로 말하지는 않은 것이다."에는 작가에 대한 통찰이 느껴진다. 자신의 말로 쓰지 않는 작가들이 하는 일들에 대한. 그런 작가들은 잠잘 때 귀를 조심해야만 할 것이다. '뱀과 무지개' 같은 건 정말 온다 리쿠스러운, 초감각판타스틱한, 문장의 향연. "보렴, 저 보석 같은 하늘을. 남국에 사는 새의 날개처럼 찬란한 빛의 변화를. 밤의 장막이 내리려면 아직 이르지만,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태양이 가라앉고 있어."







http://larvatus.egloos.com/4105590
 온다 리쿠, <나비> by 아키